전한련 측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한의협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수련체계의 이원화 ▲제도개선 시점 모든 한의사면허 취득자에 대해 일정기간 교육이수 후 기존 8개 전문과목 진입허용 ▲신규과목 도입 추진해 도입 시점의 모든 한의사면허 취득자에게 특례인정 ▲전문의자격 복수취득 활성화 등이다.
이에 대해 전한련 측은 "현재의 협회안은 한의사 대부분이 전문의로 전환될 것이며 약간의 교육만 받으면 한의사 전문의가 돼 결국 질이 보장되지 않는 다수의 전문의 배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한련 측이 전문의제도를 반대하는 그 내막에는 내부 분열 및 과열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짙게 깔려있다.
실제로 현재 매년 한의과대학 졸업생은 850~900여명에 달하지만 한의사 전문의 수련이 가능한 한방병원의 수요는 200명이 채안되는 실정으로 졸업생 중 약25%만이 전공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즉, 성적이 부족했던 나머지 75%의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의계 관계자는 "전한련 측이 지적하고 있는 한의사 수련병원 부족 등 기반마련 부족에 대한 문제제기는 결국 모든 한의과 학생들이 수련을 받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다"고 귀뜀했다.
또한 이는 앞으로 개원 이후로도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청년한의사회 관계자는 "현대의학이 전공과목을 구분하고 있지만 개원 이후 자신의 전문과목을 표방하지 않는 개원의들이 늘어만가고 있는 상황에서 왜 한의계는 같은 문제를 답습하려는 것이냐"면서 "전문의제도 시행이 불러올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의협 "결정된 것은 없다…언제라도 의견 듣겠다"
반면, 한의사협회는 전한련 측의 점거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의협 차원의 어떠한 '개정안'도 갖고 있지 않으며 22일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를 통해 정할 계획이었다고 거듭 밝히며 학생들과 대화를 청하고 있지만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의협 최방섭 부회장은 "학생들이 한의협 차원의 개정안이 정해져 있다고 뭔가 크게 오해를 한 듯하다"면서 "그게 아닌데 대화를 시도해도 잘 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언제든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향이 있다"면서 "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준다면 얼마든지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의협 관계자는 "이번에도 3년 전처럼 무산되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며 "이번만큼은 논의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전한련 측은 지난 22일 오전 9시부터 한의사협회관을 점거한 이후 23일 낮 12시 현재까지 점거를 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