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탈크 파동이 제약사에 이어 병·의원은 물론 한의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곽정숙 의원이 13일 오후 덕산약품의 탈크를 공급받은 의료기관 334곳을 전격 공개하면서 그 파장은 일파만파 번질 전망이다.
특히 곽 의원인 밝힌 명단에는 대형병원은 물론 의원, 한의원까지 포함됨에 따라 제약사 몫지 않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들 수술용 장갑에 사용…이젠 사용안해
덕산약품의 탈크가 석면에 오염된 것이라고 밝혀진 이상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의료기관들은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한 상황.
게다가 해당 의료기관 중에는 덕산약품으로부터 원료를 구매한 뒤 병·의원에 공급한 도매업체들과 거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덕산약품의 탈크인지도 모른 채 사용하다가 된서리를 맞아 억울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의약품 이외 어떤 형태로든 덕산약품으로부터 탈크를 공급받은 적이 없다"며 "이에 대해 식약청이 조사하고 갔다"고 밝혔다.
B병원 관계자 또한 식약청에서 다녀갔다며 "수술용 장갑에 손가락이 잘 안들어가 하얀 가루를 잘 붙지 않도록 부리는데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갑을 재사용할 때는 탈크를 어쩔 수 없이 재사용했지만 최근들어서는 수술용 장갑을 일회용으로 사용하면서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과거에는 구입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거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의원·한의원들 "환자 떨어질까 우려"
또한 의원 및 한의원들도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
A이비인후과의원 측은 "의약품에는 탈크가 없었고 다만 수술용 장갑에 탈크를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명단에 포함돼 놀랐다"면서 "남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명단에 포함돼 있다니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B내과의원 관계자는 "의사들이 모든 의약품과 기기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검증해서 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는 식약청의 책임인데 해당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하는 것 무슨 의도인지 묻고 싶다"고 항의했다.
그는 이어 "식약청의 관리 태만에도 화가 나지만 무분별하게 명단을 공개한 해당 국회의원은 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사협회 측은 한의원에서는 덕산약품의 '활석' 즉 탈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 지난 6일 보유한 모든 활석을 반품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전국 시도지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한약재에 석면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기사화됨에 따라 한약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의협 관계자는 "사실상 한약재는 약을 달여서 복용하기 때문에 석면의 피해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의 지침에 따라 이를 중단했다"고 전하고 또 다른 한의사는 "이번 보도로 또 다시 한약을 찾는 환자가 더욱 줄어드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며 명단을 공개한 곽 의원은 이에 대해 책임져야한다"며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