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다.
집도의는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 이 교수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소장이식술에 성공한 바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위장관 손상으로 인해 단장증후군 상태에 있던 한송희(22, 여)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소장 이식은 이식 편 내에 림프조직이 많고 상피조직인만큼 거부 반응이 강한데다,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감염관리가 어려워 이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지 않아 기술적인 어려움도 상당했다.
특히 소장 이식 환자 중 일부에서는 창자가 없는 동안 줄어든 복강으로 인해 복강 내 공간이 부족, 이식 후 배를 닫으면 이식된 소장의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이 교수팀은 이번 이식수술을 위해 세계 최초로 물 풍선을 이용, 복강내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해 수술에 성공했다.
환자의 뱃속에 이식 1년 전부터 물 풍선을 넣어 복강을 넓히고 이를 통해 확보한 공간에 4m에 달하는 소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집어넣은 것.
미국 마이애미 대학과 같이 소장이식 선도 기관에서는 이러한 환자를 수술할 경우 소장이식시 복벽을 함께 시행해 복강 용적을 늘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소장이식 후 배를 닫지 못하고 창자를 배 밖에 노출시킨 채 둘 수 밖에 없어 수술에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벽 이식은 이식 후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피부가 괴사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하지만, 이 교수팀이 사용한 물 풍선을 통한 복강 확장술은 이와 같은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한차원 높은 소장이식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덕 교수는 "소장이식이 성공하기 전 까지는 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전부 사망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유병율이 크지는 않지만 소수의 생명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소장이식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 생명의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덕 교수는 2004년 4월 국내 최초로 성인소장을 이식해 국내 소장이식 시대를 열었으며 이후 2005년에도 최초로 소아 소장이식을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