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소아과의원 김모 원장은 몇일 전 동네 어린이집으로부터 주치의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흔쾌히 할까 싶었지만 참여 조건을 본 후 생각이 달라졌다. 의사회가 주최하는 매년 실시하는 주치의 안전교육은 물론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정기모임에도 분기별로 참석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주치의 제안을 거절했다.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에 있는 어린이집 주치의제 참여 여부를 놓고 김 원장과 같이 상당수의 개원의들이 망설이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참여하겠다는 밝혔지만 실제 개원의들의 여론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주치의제는 동네의원장이 인근 어린이집 아동의 건강관리 및 각종 안전사고에 대해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
상당수 개원의들은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막상 참여하게 될 경우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하는 등 진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당장 대기환자가 많은 상황에서 어린이집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등 각종 상황을 고려할 때 개원의 입장에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노원구의 개원의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이니 참여해야겠지만 아무래도 주치의가 되면 전화상으로도 질문이 많아지고, 대기환자가 있을 경우 우선적으로 진료받기를 요구할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또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인근에 친절한 의사선생님이 계셔서 주치의를 부탁드렸는데 거절했다"며 "서울시에 의료기관명을 제출해야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솔직히 내가 의사라도 혜택을 없고 별도 안전교육, 정기모임 참석 등 해야할 일은 많은 데 안할 것 같다"며 "부탁하는 입장에서도의사들에게도 제안할 수 있는 조건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대국민 홍보차원에서 일단 참여키로 하고 조만간 협약식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개원의들의 참여를 이끄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예정"이라며 "의사들이 국민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서고자 봉사차원에서 실시하는 만큼 많은 참여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