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간호사의 응급의료행위 허용 법률안에 대해 의료계가 강력한 반대입장을 공표했다.
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10일 "교정시설 간호사의 응급의료행위 허용을 골자로 하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반대의견서를 9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견서에서 "의료인 각각의 역할을 규정한 의료법 취지에 상충되고, 진료보조로서의 간호사 업무성격에 반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개정안에는 공휴일와 야간 등 의무관(의사) 부재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응급조치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이다.
의협은 우선 의료법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 제1조, 제2조, 제27조에는 의료행위는 인체에 대한 침습을 수반하고 사람의 생명, 신체,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어 의료인 각각의 역할, 위반시 제재 등에 대해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의협은 “교정시설 내 수용자의 자살, 자해 등 응급상황 발생시 간호사가 단독으로 응급처치를 수행토록 하는 것은 의료행위, 응급처치, 간호사 업무성격에 맞지 않는다”며 “응급상황일수록 의사에 의한 신속하고 적정한 응급처치를 받도록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한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 수가 의사 수보다 부족한 현실에서 공휴일, 야간 등 의무관 부재시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독자적 응급조치 등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에 의한 독자적 의료행위시 무면허의료행위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며 법안의 모순을 꼬집었다.
의협은 더불어 수용자라는 이유만으로 질환의 경중, 응급상황여부 등에 따라 의료행위의 전문가인 의사로부터 진료받을 권리를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간호사의 단독적인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시 법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불분명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협은 따라서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해 ▲충분한 의료인력과 시설 확보 ▲의무관 등의 근무 환경 및 조건 개선 ▲민간 의료와 연계체계 확보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