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총액 인센티브 시범사업 결과, 사업에 참여했던 의원 30곳이 500만원 이상의 성과금을 받게됐다. 지급금액이 1000만원을 넘는 곳도 3곳이나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정)은 2008년 하반기 진료분을 대상으로 시행된 처방총액 인센티브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시범사업에는 대전·대구·광주·수원·창원시 등 5개 지역에 위치한 7개 진료표시과목 의원 2091개소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사업 기간동안 약제비를 줄여 인센티브를 받게 된 기관은 총 614곳이다.
진료과목별로는 △일반과 158개소 △내과 125개소 △소아청소년과 98개소 △이비인후과 66개소 △가정의학과 26개소 △외과 51개소 △정형외과 89개소 등이 인센티브 지급대상에 포함됐다.
총 지급규모 10억원…지급예정액 100만원이 미만이 전체의 52.6%
복지부와 심평원은 이들 기관에서 발생한 약제비 절감액 중 약 10억원을 인센티브 성격으로 의원들에게 돌려줄 예정. 인센티브 금액은 기관별로 100만원 미만인 곳도 있고, 최대 1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심평원에 따르면 인센티브 지급대상 기관을 금액구간별로 분류해 본 결과, 지급 대상기관의 절반이 넘는 323개소(52.6%)에는 100만원 미만의 성과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100~300만원 구간에 속한 기관도 210개소(34.2%)로 많았다.
또 지급대상 기관 10곳 중 1곳은 300만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인센티브 금액이 300만원을 넘는 기관은 전체의 13.1%인 81개소, 이 가운데는 500만원 이상을 돌려받는 곳도 30곳(4.9%) 가량 포함됐다.
특히 지급대상 기관 중 3곳은 약제비 절감 폭이 매우 커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지급받게 됐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약제비 절감폭에 따라 인센티브가 차등 지급된다"면서 "인센티브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비율은 정형외과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금액은 내과계열와 공동개원 의원에서 비교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약제비 절감 인센티브 '부정적'…"환자 설득 어려워"
심평원은 일단 이번 시범사업에 대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해당기간 35억원에 이르는 약제비 절감효과를 보인데다, 전체 참여기관의 3분의 1가량에서 실제로 약제비를 줄어드는 성과를 나타냈기 때문.
그러나 의료계의 참여율 제고와 환자 인식개선은 본사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서 심평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한 280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2.9%는 인센티브 사업시 자율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참여하겠다는 응답(37.1%)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
과거 의협 등이 "약제비를 절감해 의사가 이익을 취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데다, 약제 사용량을 규제하는 현 정부의 정책에도 문제가 있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던 것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결과다.
아울러 환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도 정부가 해야할 일 중 하나다.
실제 심평원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기관들에 '약품비 절감 노력이 어려운 이유'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53.8%가 "약처방을 줄이거나 변경할 경우 환자를 설득하는 일이 어렵다"고 답했다. 또 약품을 줄이거나 변경시 환자 일탈이 우려된다는 대답도 나왔다.
결국 환자들의 인식이 의사의 처방행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설문결과 상당수 의사들이 환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약품비 절감노력을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면서 "이에 따라 향후 약물 오남용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환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노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