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후반기 전공의 모집이 마감된 가운데 전체 흉부외과 수련병원 중 강원대병원만 유일하게 정원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돼 다른 수련병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7일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후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 결과 흉부외과의 경우 전체 모집정원 44명 중 2명이 지원했으며, 이들 모두 강원대병원에 원서를 냈다.
이번에 흉부외과 전공의를 모집한 수련병원은 모두 32곳. 이중 강원대병원만 유일하게 지원자가 있었고,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나머지 31개 수련병원은 단 한명도 받지 못했다.
특히 강원대병원은 1명을 모집했지만 2명이나 지원하자 흉부외과학회에 1명을 추가로 선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학회가 정원 탄력운영제도에 따라 1명을 더 뽑을 수 있도록 배려해 2명 모두 강원대병원에서 수련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원대병원이 기쁘게 생각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들 흉부외과 지원자 2명은 이미 몇 달 전부터 강원대병원 흉부외과에 찾아와 수련을 받게 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강원대병원 흉부외과 조성준 과장은 “4월부터 찾아와 수련을 받고 싶다고 했지만 흉부외과는 웬만한 의지가 없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교수들이 면담을 한 결과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강원대병원은 막상 2명이 모두 지원하자 대형 수련병원에 지원하는 게 어떠냐고 설득도 했지만 이들은 모교인 강원대병원에서 수련 받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학회에 정원을 추가로 배정해 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조성준 과장은 “전공의들이 인기과로 몰리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수의 순박한 그룹도 있고, 그런 의사들이 이번에 우리 병원에 지원한 것”이라면서 “비록 힘들지만 젊었을 때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흉부외과를 기피하고, 막상 들어오더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이런 의사들이 들어오니까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단순히 젊은 혈기로 강원대병원은 선택한 것만도 아니다.
조 과장은 “전공을 선택할 때에는 여러 수련병원을 비교해 보기 마련”이라면서 “강원대병원 흉부외과가 서울의 대형병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고난이도 수술실적이 다른 지방 대학병원에 결코 뒤지지 않아 미래가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교수가 있다고 해서 전공의들이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의국 차원에서 귄위적이거나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고 무언가 비전을 제시해 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런 게 좋은 결실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