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가 추진중인 세부 전문의 인증제도가 자칫 인기있는 진료분과의 편중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개원의협의회 차원에서 제기돼 제도 시행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14일 소아과개원의협의회(회장 장훈)에 따르면 소아과 외래의 대부분이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인 현실에서 세부전문의 제도를 시행할 경우 지원자가 인기 있는 분과에만 편중될 우려가 개원의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며 제도 시행전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장 훈 회장은 "분과별로 체계가 잘 정립되어 있는 내과와 달리 소아과는 외래 대부분이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라며 "이에 대한 대안도 없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특정 분야엔 성과가 있겠으나 소아과는 균형잡힌 발전이 저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환자의 시각에서 세부전문의가 자칫 모(母) 학회의 전문과 전문의보다 상위개념으로 오인돼 진료과목 남발 현상이 나타날 경우 타 전문의의 의료행위를 제한한다는 불만을 초래해 의료인들 사이의 영역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문 발전보다 경제적으로 수익이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분과학회의 난립을 초래할 수 있으며 보험 공단이 세부 전문의의 차별성을 인정하는 차별화된 급여제한 정책을 내 놓을 경우, 의사집단의 분열 가속화 빌미를 제공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현재 분과학회의 경우 일부 분과학회를 제외하고 규정을 엄격하게 시행할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며 제도가 바로 도입된다면 수련 및 자격의 질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열악해진 개원가의 진료 환경으로 인해 전문의 취득후 다시 세부전문의를 이수하는 경향을 부추겨 결국 수련 기간을 연장하는 것과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러한 욕구를 충족해 줄 수 있는 교육 제도상의 장치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장 회장은 "세부전문의 제도는 현실적으로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따라서 여러 문제점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제도를 서둘러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개협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소아과학회는 최근 세부 전문의제도 시행관련 공청회에서 제기된 개원의협의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 검토 후 내달 초 소아과개원의협의회와 검토안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