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모병원 임의비급여소송과 27일 서울대병원 원외처방약제비 환수액 반환소송에서 법원이 잇따라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한 의사의 처방권을 사실상 불인정하자 의료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고법은 27일 서울대병원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액 반환 항소송 판결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할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 바로 요양급여기준을 어긴 원외처방의 위법성이 조각되는 게 아니다”고 못 박았다.
구체적인 의료행위을 할 때 요양급여기준과 달리 약을 원외처방한 것이 의학적 근거와 임상적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구체적인 사정을 입증을 해야 하는데 문제가 된 전체 40여만건 중 5건만 이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그러자 A대학병원 교수는 28일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교수라면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했다고 해서 부당진료로 간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럴 바에는 법원 판결대로 요양급여기준대로만 진료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메디칼타임즈에도 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황금의 꽃’이란 네티즌은 “요양급여 기준이 강행규정이고 규정을 벗어나 처방하는 행위가 부당, 허위청구에 해당한다면 규정대로 처방했다가 환자가 나빠지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규정에 따라서만 처방하도록 하던지, 아니면 최선의 진료의무에 대해 의사의 재량권을 인정하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7월 성모병원의 임의비급여소송에서 심평원의 진료비 환수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데 이어 서울대병원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자 재판부를 비판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분위기다.
당시 서울행정법원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하거나 벗어나 공단에게 청구할 수 없는 비용을 환자 측에 부담시켜서는 안 되고, 그 치료행위가 위독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모 의사는 “건강보험를 유지하기 위해 환자를 죽여야 하느냐”면서 “의학적 비급여을 용납하지 않는다면 이제 백혈병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