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암센터를 신축하며 공격적으로 외형을 키워온 대형병원들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진료수입이 100억대가 증가하는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새병원을 개원하고 리모델링을 마친 병원들도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에 반해 지방 대학병원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어 양극화가 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 진료비 100억원대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일부 의원실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혹은 올해 암센터 신축 등으로 외형을 키운 대형병원들의 진료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상반기에 총 2127억의 진료수입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상반기 2007억원에 비하면 무려 120억이 증가한 수치다.
월 평균 진료비로 따져봤을때도 한달에 20억 가량이 늘어났다. 이는 일부 종합전문요양기관의 월 진료비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이같은 약진은 삼성암센터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652병상 규모로 신축한 삼성암센터가 1년여만에 완전히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암센터는 개원 1년만에 대장암수술 1500례를 기록한데 이어 위암수술 1800례를 달성했다. 이는 단일병원으로는 최다 규모의 실적으로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바 없는 기록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암센터가 자리를 잡으면서 병상가동률이 98%에 이르는 등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진료비 증가는 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이에 못지 않게 진료비가 크게 늘었다. 2009년 상반기 서울아산병원의 총 진료비는 2652억원. 지난해 2576억원에 비하면 76억원이 늘었다.
서울아산병원도 암센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산병원은 지난 4월 770병상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암센터를 개원하고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갔다.
또한 지난해 중순 772병상 규모의 신관을 신축하며 국내 최대 병원으로 위용을 자랑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신관이 신축되고 암센터가 개원하면서 외래는 물론, 입원환자가 늘어난 것이 진료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서울성모병원 등 새병원 효과 톡톡…지방병원들은 소외감
서울성모병원으로 재탄생한 강남성모병원과 신관을 새롭게 오픈한 고대 구로병원 등도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 4월 개원한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강남성모시절 845억원에 비해 50여억원이 늘은 893억원으로 총 진료비가 늘었다.
아울러 지난해 6월 지하 4층, 지상 8층의 신관이 완공되면서 430병상이 늘린 고대 구로병원도 올해 537억원의 진료수입을 올려 지난해(512억원)에 비해 20억 이상 수입이 늘었다.
구로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신관, 본관 그랜드오픈을 실시한 이래 각종 진료실적이 급상승하며 효과를 보고 있다"며 "특히 한달 환자수가 8만명을 넘어서는 등 매월 역대 최대 환자수를 돌파하고 있어 그랜드 오픈의 성과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방 대학병원들은 지역암센터 등으로 외형이 늘었음에도 오히려 진료비는 줄어드는 추세에 있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말 지역암센터를 개원한 A병원은 올해 상반기에 오히려 진료비가 50억원 가량 줄었고 올해 지역암센터를 개원한 B병원도 지난해 649억원의 진료수입을 올렸지만 올해는 574억원에 불과해 70억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심평원 관계자는 "1월부터 7월까지 전산청구를 통해 심사결정된 자료만을 집계한 자료이니만큼 병원별 심사기준과 청구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