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환자들이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면역억제제가 당뇨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 교수팀(신장내과)은 최근 면역억제제에 의해 발생하는 당뇨병의 발병기전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먹게되면 산화적 작용에 의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손상받은 베타세포는 자가탐식(autophagic cell death)이라는 기전을 통해 죽게되는 것.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면역억제제를 복용한 뒤 당뇨가 나타난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에 달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면역억제제의 일종인 사이클로스포린을 장기간 투여한 경우 쥐의 췌장세포가 손상됐다.
특히 새로운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과 사이클로스포린을 함께 투여한 경우에는 베타세포의 손상이 더욱 심해지고 이로 인해 당뇨가 더 악화됐다.
양철우 교수는 "장기이식 후 발생하는 당뇨는 이식환자의 이식신장의 생존율을 결정하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합병증"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 환자에게서 당뇨가 발생하는 기전을 명확히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연구 결과는 현재 말기신부전으로 고통 받는 당뇨병 환자들이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 등의 약제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장기이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이식학회지(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