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혈 임상 가이드라인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으로 나타나 수혈의 적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신언항)은 18일 오후 3시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수혈급여의 적정성 평가결과 심포지움에서 대한수혈학회 가인드라인에 비해 미국과 일본의 기준이 보다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42개 종합전문요양기관에서 특정 1일에 혈액을 불출하여 수혈이 이루어진 수진자 1,579명을 대상으로 미국(AABB, CAP) 및 일본(후생성 의약안전국, 일본적십자사)의 수혈 가이드라인과 비교한 결과 대한수혈학회의 적정 수혈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혈구제제의 경우 대한수혈학회 가이드라인에 비해 미국은 급성실혈 시의 수혈 기준이 엄격하였고 일본은 만성빈혈환자에 대한 기준이 보다 엄격하여 타 가이드라인에 비해 대한수혈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정 수혈율이 높게 나타났다.
신선동결혈장은 미국 및 일본의 가이드라인은 대한수혈학회 가이드라인에 비해 응고장애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고 출혈이 없는 경우 예방적 목적의 수혈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비교됐다.
혈소판제제의 경우 미국 및 일본은 통상 수혈의 기준이 되는 혈소판수치가 낮았으며 출혈이 없는 경우의 예방목적의 수혈을 제한하여 대한수혈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정 수혈율과 차이를 보였다.
심평원 평가실 민인순 실장은 이와 관련 “임상에서의 적정수혈을 위한 공인된 수혈가이드라인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임상의들간에 혈액사용에 대한 판단 기준에 차이가 있고 수술 시 과다한 혈액제제 준비로 인해 불필요한 수혈 또는 폐기가 발생되고 있는 등 혈액자원이 낭비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실장은 이어 “진전된 수혈가이드라인의 개발 및 임상적용 방안 등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 많은 의료기관에서 이 가이드라인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혈액사용의 적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수혈학회 한규섭(서울의대 진단검사의학과)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임상의료 수준이 어느 정도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으나 혈액관리와 적정수혈에 관련해서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국내에서도 수혈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감소시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혈이 이루어지는데 기여하고자 대한수혈학회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의 국가 수혈지침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한 이사장은 이어 “국내혈액제제 수혈기준 개발안은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하되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러한 기준이 제시되는 만큼 처음부터 선진국의 기준을 바로 적용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는 경우에는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채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개발안이 활용되기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