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 타결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건보공단과 의사협회의 수가협상이 진전없이 팽팽한 기싸움만 계속되고 있다.
건보공단과 의사협회는 8일 오후 3차 수가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지리한 공방을 계속했다.
이날 협상에서 의사협회는 적극적으로 건보공단이 예상하는 수가인상률 수치를 내놓을 것을 압박했다. 의사협회는 이미 1차 협상에서부터 두 자리대의 수가인상률 수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수가인상률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의 수가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재정운영위원회가 열려, 대략의 가이드라인이 도출됐음에도 협상팀은 수치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는 것.
공단 연구용역 중간보고나 경제상황 등을 볼때 현실적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수가인상률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단측이 협상 결렬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의사협회 역시 적당한 수준에서 수가인상률에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협 좌훈정 대변인은 "(지난해와 같은)2%대 인상엔 도장찍을 생각이 없다"면서 "건보공단이 계약시한이 얼마남지 않았는데도, 수가인상률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협상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협상에서 의사협회 협상팀 중 일부는 격앙된 표정으로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좌 대변인은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원인이 정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제공한 공급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공단은 고장난 녹음기처럼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한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보다 높은 수가를 주기 어려운 건보공단과, 지난해 수준도 받을 없다는 의사협회인 만큼 양측이 극적인 양보가 없는 한 건정심없는 자율 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