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목표로 발족된 의사협회 전공의특별위원회가 발족 2년만에 '전공의 적정 근로시간 기준 연구'라는 성과물을 내놨지만 마땅한 대안과 지침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수련병원별 전공의들의 실질적인 근무, 당직시간 등 현황에 대한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고를 위한 보고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전공의특별위원회는 최근 전공의 적정 근로시간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전공의 적정 근로시간 기준 산정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특위는 국내 전공의 제도와 최근 판례, 미국과 유럽연합 전공의들의 실태보고를 소개하고 적절한 근무시간 산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발표를 맡은 박형욱 교수(연세의대)는 "우선 전공의들의 근무범위와 근로시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아울러 초과근무, 당직근무에 대한 제도적 규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공의들의 적정 근무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와 병원협회, 의학회 등이 해야할 일을 설명하고 지침에 포함돼야 할 내용도 담겼다.
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ACGME라는 민간 전공의신임평가위원회가 전공의 수련에 관련한 모든 규정을 맡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자단체인 병원협회가 이 일을 관장하고 있다"며 "관리와 평가를 모두 사용자단체에서 맡는 것은 개선돼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신임평가제도 등을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을 평가하고 있지만 문항이 미비해 실질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의사협회는 물론, 의학회 등도 이에 대한 대안마련에 함께 나서야 하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전공의 표준 근무시간에 대한 지침에 대한 내용은 알맹이가 부실했다. 주당 최대 근로시간과 당직 등 근로시간에 대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만이 언급됐을 뿐 연구결과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은 전무했다.
특위가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전공의 적정 근로시간에 대한 지침이 마련되면 근로시간에 대한 정의와 최대 근로시간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이 전부.
지난 2008년 7월 표준근무지침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진행됐으며 곧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포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전공의협의회 등은 이러한 심포지엄을 마련하는 등 공론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원용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전공의특별위원회의 첫 성과물로 이제 첫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전공의 근무시간과 제도 개선을 위한 의료계와 관계 기관들의 활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