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복지위원회 손인순 위원(경희대)은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간호근무형태 다양화 및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탄력근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위원은 "대다수 간호사들은 획일적인 3교대 및 밤근무에 시달리며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며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오랜시간 가까이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인력이라는 점에서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3교대라는 획일적인 근무제도에서 벗어나 간호사의 특성에 맞는 적정 근로시간 지침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왔다"며 "근로기준법에 의거할때 간호사들의 적정 근무시간은 30시간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손 위원이 간호사들의 적정 근무시간을 30시간으로 규정한 데는 다음과 같은 공식이 적용된다.
현재 근로기준법 56조에는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이상을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57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서면합의를 할 경우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이에 갈음한 휴가를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간호사의 근무형태인 3교대를 이에 적용할 경우 근무시간 중 야간 및 휴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해당하는 만큼 근무시간 중 절반은 1.5시간으로 계산돼야 한다는 것.
즉, 간호사가 1주일에 40시간을 근무할 경우 야간과 휴일에 해당하는 근무시간은 21시간이며 이 21시간에 대해 50%를 가산해 노동시간을 산정할 경우 총 노동시간은 50시간이 되므로 40시간에서 10시간을 휴가로 대체하거나 임금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손 위원의 논리다.
정부와 병원들도 이러한 논리의 취지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토론회에서 3교대 근무의 폐해와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데는 합의점을 이룬 것.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보험이사는 "현재 3교대 근무제를 보완해 야간근무전담제, 단시간 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모색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적절한 인력배출을 통해 간호인력이 배출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부 조선옥 정책보좌관도 "병원 간호사들의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단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에 찬성한다"며 "아울러 유휴간호사 재취업훈련과 취업지원서비스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자원연구원 조진원 부원장은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하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찬성하지만 비정규직 규제가 허술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지장치가 필수적"이라며 "제도 도입에 앞서 남용방지를 위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