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
감기로 한달 중 20일 이상을 내원한 환자가 전국적으로 2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은 13일 심평원 국정감사에 앞서 올해 1/4분기 동안 감기를 주상병으로 한 내원일수를 조사한 결과, 전국 143개 기관에서 210명의 환자가 감기를 주상병으로 해 한달에 20일이상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달에 20일 이상이라면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매일 병원을 방문했다는 얘기. 특히 이들 중 일부에서는 감기로 한달내내(31일) 내원한 사례도 있었다.
원 의원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2명의 환자는 매일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원일수 상위 10명의 평균값을 산출한 결과 이들의 내원일수가 평균 27.6일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원희목 의원은 "의료서비스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로 의사가 환자에게 내원을 요구하면 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때문에 환자의 부상병도 자세히 관찰해야겠지만, 의료기관들의 과다공급부분도 심도있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심평원은 우선 동일상병에 대해 내원일수가 과다하게 나타나는 의료기관을 실태조사하여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감기를 주상병으로 해 20일 이상, 최대 31일까지 진료를 했다면, 과잉진료라기보다는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울러 지난 1/4분기 감기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데 그 중 단지 210명에게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것을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로 몰아붙이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의협 좌훈정 공보이사는 "단순히 의사가 내원을 권유했다고 해서 감기로 한달내내 병원에 오는 환자가 어디있겠느냐"면서 "해당 기관에서 급여비를 착오청구했거나 코드별로 상병명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0.1%에도 못미치는 극소수의 사례를 가지고 이 같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괜히 동네 병·의원들이 감기에 대해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줄 수 있다"면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문제"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