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가협상이 일괄타결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병·의원의 수가를 결정하지 못한채 마무리됐다.
병·의원의 수가는 이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는데 가입자와 공급자가 벌써부터 으르렁거리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가입자단체 "의사협회, 집단이기주의 전형"
가입자단체들은 건보공단이 건보재정 악화 등 외부적 요건의 어려움속에도 건보공단이 상당한 수치를 제시했음에도 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의사협회가 건보공단이 최종 2.7%까지 제안했음에도 이를 받지 않았다는 것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마지막 수가협상에서 공식적으로 의사협회는 4.2%를 고수했었다.
가입자단체 관계자는 "의사협회의 행태는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이라면서 "병원의 수가가 1.2%도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흉부외과, 외과 수가가산 등을 통한 수가인상효과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에 타결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도 "의사협회가 2.7%를 받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고, 건보공단이 병원협회에 1.2%를 제안했다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입자단체들은 의사협회에 대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확실한 페널티를 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도 건정심이 수가를 결정할 경우 건보공단의 마지막 제시율인 병원 1.2%, 의원 2.7%를 넘지 못하도록 건의하기로 했다.
또 가입자단체들은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총액계약제 논의 촉구와 함께 의병협에 대한 페널티를 거론하며 건정심을 압박할 계획이다.
공급자단체 "불공정한 수가계약구조, 인정못해"
반면 수가협상에서 성공하지 못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도 이번에는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의사협회의 경우 2번이나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됐는데, 건보공단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수치 이하로 수가가 결정된 바 있다.
좌훈정 대변인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를 받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건정심에서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강력한 방법을 찾아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시도회장단 회의와 상임이사회를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확정한 뒤,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계획을 밝힌다는 입장이다.
병원협회도 성명을 통해 이번 수가결렬은 수가억제를 고집한 건보공단의 책임이라고 성토하고, 불공정한 수가계약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또한 불공정한 수가계약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노력을 정부가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병원협회는 22일 열리는 제27차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공동대응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어, 이들 단체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