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가 오는 11일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단체접종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 보건소가 각 지역의사회에 협조요청을 하자 개원의들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3일 지역의사회에 따르면 각 지역 보건소들이 단체접종 의사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없자 지역의사회에 협조 공문을 보내 개원의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S구보건소 관계자는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며 "급한 마음에 오늘 지역의사회에 인력 지원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병원 운영상 어려움이 있겠지만 의사회 내에서 협의를 통해 참여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원을 요청했다"고 했다.
경기도 H시보건소 측 또한 일단 의사회 측에 협조공문을 보낸 상태. 게다가 H보건소는 의사 지원율을 높이고자 당초 결정된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임금을 올렸지만 여전히 의사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또 다른 서울시 S구보건소 측은 40만원까지 올렸다가 인근 보건소의 항의로 다시 30만원으로 낮추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해당 보건소 관계자는 "의사 지원이 워낙 없다보니 임금을 올려봤다"며 "임금을 30만원으로 하는 대신, 오전 오후로 나눠 각각 500명씩 예진을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J구보건소 관계자는 "은퇴한 개원의를 겨우 구했다"며 "지원 의사가 없어 거의 구걸하다시피 해서 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는 해당 보건소장이 직접 개원의들을 찾아다니면서 단체접종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해오는 경우가 있다"며 "대부분의 회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의사회는 다음주 초, 긴급회의를 갖고 이와 관련해 논의키로 했지만 개원의들 정서상 병원 문을 닫고 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하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회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 과잉충성하는 의사회장의 경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원의들의 참여를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어떤 개원의가 자신을 찾아온 환자를 뒤로하고 예방접종을 하러가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