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가 리렌자 처방을 적극 권유하고 나섰지만 일선 개원의들은 당분간 타미플루 처방을 바꿀 계획은 없어 보인다.
10일 개원가에 따르면 정부가 리렌자 흡입 시연회를 실시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은 경구용 약에 익숙하기 때문에 리렌자 처방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특히 6세 이하를 제외한 성인을 대상으로 처방하게 돼 있지만 초등학생이나 노인들은 복용법이 불편해 약을 제대로 복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개원의도 있다.
실제로 리렌자는 흔히 복용하는 알약과는 달리 별도의 기구를 이용해 흡입하는 방식으로 복용하게 돼 있다.
전남도 내과 박모 원장은 "일단 환자들이 낯설어 하고 간혹은 병원에서 설명을 듣고 약국에서 거듭 설명을 해도 복용횟수를 제대로 못 맞추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대한 타미플루를 처방하고 추후에 리렌자를 처방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비인후과 이모 원장은 "주변에서 동료 의사가 리렌자를 처방했다가 환자가 불편을 호소하며 타미플루로 바꿔달라고 찾아온 경우가 있었다"며 "그만큼 리렌자는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약"이라고 전했다.
또한 개원의들은 현재 매스컴을 통해 타미플루에 대한 인지도가 워낙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리렌자 또한 동일한 효과를 지닌 항바이러스제라는 사실을 인지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K가정의학과의원 이모 원장은 "신종플루=타미플루를 연상시킬 정도로 워낙 알려진 상태여서 리렌자를 처방했을 경우 이 약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당분간은 타미플루 처방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타미플루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리렌자를 처방하긴 하겠지만 내성 문제를 생각할 때 너무 이른게 아닌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즉,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타미플루 내성 문제의 대안인 리렌자를 현재 시점에서 풀었다가 대안을 잃어버리는 게 아닌가 염려하는 것이다.
경기도 한 가정의학과 개원의는 "리렌자는 타미플루가 내성으로 약 효과가 없어졌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아껴뒀던 것 아니냐"며 "아직 11월초 밖에 안됐는데 벌써 처방을 시작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것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 모 연예인 아들이 사망하는 등 증상이 심각한 환자가 늘고 상황이 급변하는데 정부는 내년 초까지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