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전임의(fellow) 트랙을 다변화하고, 연구 전임의를 신설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무급전임의를 없애는 대신 연수전임의로 전환할 방침이다.
서울대병원 이정렬(흉부외과) 교육연구부장은 10일 “2년 전부터 전임의관리위원회에서 전임의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오고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점차적으로 확대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구상하고 있는 전임의제도 개선 목표는 △트랙 다변화 △연구전임의제도 신설 △무급전임의제도 폐지 등으로 요약된다.
서울대병원은 트랙 다변화를 위해 우선 각 진료과별 임상전임의 정원을 정해 기본배정해 오고 있다.
각 진료과별 업무량과 수련의 질 등을 감안해 전임의 정원을 배정, 해당 진료과에서 편의적으로 조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만약 의료수요 변동에 따라 전임의 증원이 필요할 때에는 기금을 활용, 유급전임의를 추가로 배정하게 된다.
일례로 흉부외과의 경우 지난 7월 흉부외과 수가가 100% 인상됨에 따라 수입증가분의 일부를 기금화해 내년도 전임의 정원을 1명 늘렸다. 외과 역시 기금을 활용해 내년도 전임의를 2명 증원키로 했다.
내년도부터 연구전임의제도도 시범적으로 선보이며, 연구계획서가 채택된 10명을 선발한 상태다.
이정렬 교육연구부장은 “서울대병원은 매년 1300편이 넘는 SCI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데 연구전임의를 점차적으로 늘려 연구를 더욱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급전임의제도는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무급전임의들은 말 그대로 병원으로부터 월급을 받지 못하고,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병원 소속이면서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1~2년 안에 무급전임의를 폐지하고, 가칭 연수전임의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연수전임의란 자비로 일정 기간 서울대병원에서 연수를 받는 시스템이다.
병원은 연수전임의들에게 필요한 술기를 전수하고, 연수과정을 감독하되 임금 등을 책임지지 않는다. 다만 연수를 마치면 인증서를 발급한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은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전임의 수련지침도 마련, 빠르면 2011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2008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전공의 수련지침을 제정, 근무시간과 연월차, 당직, 상벌 규정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병협은 이를 모델로 삼아 전국 수련병원에 적용할 수련지침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정렬 부장은 “전임의도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피교육자적 측면에서 수련환경 전반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어 현재 지침을 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