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고자 의원급 의료기관의 주말진료 지침을 내렸지만 개원의들은 "정부의 과잉대응"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특히 지역별로 거점병원이 24시간 진료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미플루 약 처방을 위해 굳이 의원급 의료기관 3분의 1이 병원 문을 여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16일 개원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지난 토요일경 각 보건소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며 공문은 16일 오늘 날짜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L내과 이모 원장은 "지난 토요일 갑자기 전화상으로 주말진료 지침을 받고 참여할 수 없다고 했더니 보건소 직원은 '협조 하지않으면 보고하겠다'며 압박해 더욱 불쾌했다"며 "긴박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당일 연락해서 무리하게 지침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경상도의사회 관계자 또한 "정부 지침은 지난 토요일쯤 연락을 받아 지난 주말에는 일단 당초대로 진료를 실시했다"며 "이번 지침에 과연 개원의 몇명이나 참여할 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상당수 개원의들이 현재 신종플루 감염확산 정도를 감안할 때 주말진료를 실시한다고 해도 얼마나 찾아올 지 의문이라며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경남도 K내과 김모 원장은 "실효성이 있는 지침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회원들이 많다"며 "응급실 운영으로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데 정부가 전시행정을 위해 과잉 대응하는 게 아니냐"고 전했다.
경기도 이 원장은 "동네 의료기관은 철저히 시장논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신종플루로 환자가 넘쳐나면 하지말라고 해도 주말진료할 것"이라며 "최근 신종플루 감염 환자가 증가추세가 의원급까지 주말진료로 365일 진료대기 상태를 해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개원의들이 주말진료에 동참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주말진료는 의사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까지 출근을 시켜야하는데 이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은 개원의들이 모두 감당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 H이비인후과 김모 원장은 "평일에 환자가 늘어난 것도 모자라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어떻게 계속 병원 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느냐"며 "직원들 수당이라도 챙겨줘야 하는데 이 또한 부담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지금도 직원들이 불평이 대단한데, 여기서 일요일 근무까지 하라고 요구하기 힘들다"며 "정부가 직원 수당이라도 지원해줄 거냐"고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