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9시부터 신종플루 백신접종 사전예약에 돌입하면서 병·의원이 더욱 바빠졌다.
개원가에 따르면 전화벨은 오전부터 쉴틈이 없이 계속 울려대고, 예약을 하기위해 직접 찾아오는 이들까지 몰리면서 진료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내달 7일 백신접종에 앞서 이날부터 36개월이상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제를 시행한 데 따른 것.
"진료접수 직원, 사전접수 받느라 분주"
일부 의료기관 중에는 이미 사전예약을 시작한 곳도 있지만 이날부터 예약접수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18일 오전부터 사전예약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서울의 A소아과의원 관계자는 "하루에 200명까지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며 "몇일 전부터 사전예약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미 접종 첫날 예약은 마감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접종 첫날 맞기를 희망하는 집단과 2~3일 이후에 지켜보고 맞겠다는 집단으로 나뉘고 있지만 내달 7~11일까지 몰려있어 날짜를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인근의 이비인후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진료 접수를 받던 직원의 접수업무가 늦어지면서 대기환자가 늘어 더욱 분주하다"며 "접수기간동안 파트타임 직원이라도 고용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전예약자들, 중복접수 우려"
문제는 사전예약 과정에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중복접수 현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접종도우미'사이트를 별도로 개설, 해당 사이트 내에서 예약 및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즉, 접종예약을 한 이후에 예약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이를 취소한 후 다른 의료기관에 다시 예약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의료기관들은 당초 예상했던 접종률과 큰 차이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도 D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엄마들이 향후에 예약 날짜를 바꾸거나 취소할 것을 대비해 별도로 장부를 만들었다"며 "사전접수 1~2일 후 정리되면 그 때 일괄적으로 사이트에 예약접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예약접수가 들어오는 데로 이를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기록한다면 문제가 업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측도 환자들이 접종 초반에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이 접종 첫날인 내달 7일을 원하기 때문에 이 병원, 저 병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원하는 날짜로 맞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사전예약 취소건이 발생, 의료기관들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질병관리본부 "무리한 사전접수 피해야"
한편, 질병관리본부 측은 일부 의료기관들의 무리한 예약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사전예약 접수가 쏟아지자 일부 의료기관들이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예약접수 시스템상에서 각 의료기관의 예약환자 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어 혹시라도 무리한 예약접수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병원장들은 본인들의 역량에 맞는 정도의 분량만을 접수받아 실시하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