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문제로 학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산부인과의사회가 양 단체의 화합을 의학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제언했다.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사진)은 1일 발간된 ‘대한의학회보’(제99호)에서 “의사회로 명칭변경은 움직이는 사회 속에서 의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게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학회와 개원가의 바람직한 공조를 위한 제언’을 통해 “학회와 개원의사회간 명칭 문제로 공조를 못하고 갈등관계에 놓인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개원의사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절감하고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것에 대해 유구무언”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산부인과 내부의 명칭 문제는 지난 5월 열린 산부인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산부인과학회 연자들이 행사 일을 앞두고 강의를 돌연 취소하는 사태 발생 등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의사회 회원들은 학회가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이고 배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학회의 민주적 개방이 많은 개원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의사회 명칭에 대해 좀 더 관대해 주길 바란다”고 전하고 “학회가 아카데미즘을 근간으로 하는 의사단체 대표가 됨이 마땅하고, 개원의사회는 학회를 보좌하여 의사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칭 변경의 이면에는 개원의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있음도 내비쳤다.
박노준 회장은 “학회는 개원의사의 스승으로 존경심 및 은사를 기리는 마음과 더불어 지속적인 보수교육과 피드백을 받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의료사고와 행정적인 문제, 실사, 의료수가 등 진료 외적인 것들이 많아 이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개원의사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 산부인과는 NST, 요실금, 저수가, 저출산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있다”고 말하고 “어느 누가 대표성이 있는가, 명칭이 어떠한가 등을 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합리한 정책 개선을 위한 학회와의 역할부담을 제언했다.
박 회장은 “현재 내과와 피부과 등 많은 진료과가 의사회로 명칭을 변경했다”면서 “이는 현 시대가 원하는 의사회 역할이 진료실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사회 속에서 의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게 반영된 것이며 이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노준 회장은 끝으로 “학회와 개원의사 모두 서로 존중하면서 각각의 직능상 역할을 구분해 상부상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날로 열악해지는 의료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