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말초동맥성질환 등을 치료하는 항혈전치료제 중 아스피린 경구제만 1차 치료제로 인정할 움직임을 보이자 대한뇌혈관외과학회(회장 나형균)와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회장 안성기)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는 3일 성명서를 통해 “복지부의 항혈전치료제 고시개정안을 보고 커다란 충격으로 놀라움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들 학회는 “뇌졸중은 현재 단일 질환 국내 사망 1~2위를 다투는 중대한 질환이며 질환의 특성상 예방 및 재발 방지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면서 “일차약제로 아스피린만 단일 약제를 규정, 치료에 임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못 박았다.
또 이들 학회는 “뇌졸중 및 뇌혈관 질환 치료에 전념해 온 전문학회원들이 절대 동의할 수 없음을 알린다”면서 “이번 고시 철회를 강력히 결의한다”고 환기시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달 20일 항혈전치료제의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 세부사항 고시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말초동맥성질환 등에 Aspirin 경구제(품명 아스피린 프로텍트 등)를 우선적으로 단독 1종 투여한 뒤, 효과가 없거나 알러지 또는 위장관 출혈 등 심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항혈전제를 2차 치료제로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Clopidogrel(품명 플라빅스정 등), Dipyridamole(품명 페르산친75당의정 등), Indobufen(품명 이부스트린정 등), Mesoglycan sodium(품명 메소칸캅셀), Sulodexide(품명 베셀듀에프연질캅셀), Ticlopidine HCl(품명 유유크리드정 등), Triflusal(품명 디스그렌캅셀 등)은 2차 치료제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이들 학회는 “복지부 고시안은 오직 스텐트 사용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는 뇌졸중의 최신 치료법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실제 뇌혈관 질환의 혈관내시술은 스텐트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십여가지 이상의 다양한 치료 시술이 있으며, 모든 혈관내 치료에서 시술 전후의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다양한 작용기전의 항혈전제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학회는 “만일 복지부 고시처럼 한가지 약만 사용해야 하고, 다양한 기전의 약물 사용이 제한 받는 경우 그로 인해 환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학회 외에 의사협회, 내과학회, 신경과학회, 뇌졸중학회, 심장학회, 내과개원의협의회, 신경과개원의협의회 등도 항혈전제 급여기준 개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복지부에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