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부인과 전공의 충원율이 소폭 오르자 정부가 착각을 하면서 수가를 놔뒀죠. 이것이 그 결과라고 보면 됩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박용원 이사장(연세의대)은 최근 마감된 전공의 모집에서 산부인과가 부진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흉부외과, 외과와 함께 수가를 올렸어야 할때 이 기회를 놓치면서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용원 이사장은 4일 "사실 수가인상을 통한 전공의 수급안이 나올때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된 곳이 흉부외과와 산부인과였다"며 "여기에 외과를 더해 3개과의 수가를 올리자고 하더니 막판에 가서 산부인과만 빠져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 전공의 충원율이 살짝 반등하자 정부가 이를 회복의 신호로 착각한 것"이라며 "근시안적 행정을 절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이사장은 충원율도 중요하지만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해 최대 3분의 1 정도는 수련을 포기하고 타과로 옮기거나 수련 자체를 놓아버린다는 것.
그로 인해 산부인과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견해다.
박 이사장은 "저수가가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전공의들이 오지 않고 나아가 왔던 전공의들도 빠져나가고 그래서 수련이 붕괴되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 문제"라며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원점으로 돌아가 저수가정책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용원 이사장은 수가현실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근본적 원인을 해결한 후 다른 부분들을 개선해 가야한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정부가 분만병원이 없다. 저출산이 문제다 하면서 엉뚱한 정책을 자꾸 만들고 있는데 근본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 모든 정책은 사상누각"이라며 "모든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를 다시 한번 짚어볼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