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공의 모집에서도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 등에 대한 기피현상이 이어지면서 4년째 전공의를 단 한명도 받지 못한 병원들이 있어 수련병원 자격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외에도 2~3년차 전공의가 없거나 이번에 처음으로 전공의를 뽑은 병원들도 많아 사실상 정상적인 수련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공의 단 한명도 없는 수련병원 나와
메디칼타임즈가 최근 마감된 2010년도 전공의 모집결과를 바탕으로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확보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병원들이 1~4년차 레지던트가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위치한 A병원. 이 병원은 지난 4년간 흉부외과 전공의를 단 한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수련병원 지정규칙에 따르면 4년 연속 전공의를 받지 못할 경우 수련병원 지정이 취소될 수 있기에 이 병원은 고민이 상당하다.
지방에 위치한 B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병원도 지난 4년간 흉부외과 전공의가 단 한명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병원의 경우 산부인과도 3년 연속 전공의가 없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지원자가 있어 위기를 넘겼다.
C병원 산부인과도 위기상황이다. 4년간 산부인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2008년 단 한명의 지원자가 있었지만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수련을 중도포기해 병원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D병원은 방사선종양학과가 문제다. 타 병원과 달리 이 병원은 지방 수련병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흉부외과, 외과 정원을 모두 채우는 이변을 낳았지만 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를 채우는데는 실패해 1~4년차까지 전공의가 단 한명도 없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았다.
추가모집에 사활…"파행수련 경계해야"
이에 따라 이들 병원들은 전공의 추가모집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우선 단 한명이라도 전공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C병원 관계자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불안감도 있겠지만 선배들이 없다는 두려움도 크다고 본다"며 "교수들이 나서 이러한 두려움을 없애는 동시에 교수직에 대한 보장 등을 걸고서라도 인턴들의 마음을 잡아보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령 추가모집에서 전공의를 확보하더라도 사실상 정상적인 수련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같은 상황으로 빠지지 않았어도 2~3년차 전공의가 없는 수련병원이 많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많다.
D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레지던트 수련의 경우 각 연차마다 받아야 하는, 또 받을 수 있는 과정이 있다"며 "한 연차가 통째로 빠져버린다면 그 업무를 누군가 맡아야 하기 때문에 윗 연차, 혹은 아래 연차가 자신의 역할에 맡는 수련을 받기 힘들어 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1~2년차 전공의가 없을 경우 선배들이 그 일을 맡아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련이 사실상 힘들어 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파행수련은 결국 전문의 수준 하락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