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과 고대 안암병원이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대폭 인상하자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뒤질세라 월급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다른 과 전공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서울의 A대학병원은 지난 7월 외과와 흉부외과 수가가 각각 30%, 100% 인상되자 9월부터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70만원, 10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이 외과,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200만원, 300만원 올리자 삼성서울병원 수준으로 재인상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이대로 있으면 우리 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 월급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내부 결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조짐은 국립대병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당초 국립대병원장들은 모임을 갖고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 인상 상한선을 각각 100만원, 150만원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이 전공의 월급을 대폭 인상하자 월급을 더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국립대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일부에서는 월급 인상폭을 놓고 병원장과 임상과장이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B국립대병원 흉부외과 과장은 “아무래도 병원장들은 외과와 흉부외과 수가 인상의 의미를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외과계를 육성하기 위해 나설 생각이 별로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진료과장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흉부외과 봉직의 월급을 1500만원 보장해 주면 전공의 지원이 자연적으로 많아질 것”이라면서 “지방 병원들은 서울보다 수가 인상에 따른 수입증가분이 적을 수밖에 없지만 잉여 수입의 80%를 흉부외과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반면 외과, 흉부외과 전공의만 월급이 대폭 인상되면서 교육수련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C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외과,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해 수가를 올리고, 전공의 월급을 인상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들 과만 힘든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다른 과 전공의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