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들이 새로 적용되는 간호사, 약사 기준에 맞추기 위해 구인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몸값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대다수 요양병원들이 구인난으로 입원료가 감산될 처지에 놓이면서 경영난으로 인해 도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지방의 A요양병원 이사장은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의사, 간호사 입원료 차등수가에서 수가 가산을 받기 위해서는 간호사를 9명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데 도무지 지원자가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전국적으로 간호사 급여만 급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년 4월부터 환자 대비 의사, 간호인력 비율에 따라 입원료 차등수가 등급이 개정 시행된다.
내년 1/4분기부터 적용되는 의사 등급은 올해 12월 15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재직일수를 기준으로 한다.
간호인력 역시 1월 15일, 2월 15일, 3월 15일 인력을 기준으로 등급을 산정하기 때문에 입원료 가산을 받기 위해서는 당장 인력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다.
또한 보건복지가족부가 요양병원 인력 기준을 급성기 의료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하면서 의사가 외래환자를 1일 3명 진료하면 입원환자 1명으로 산정해야 한다.
간호사 역시 외래환자가 12명이면 입원환자 1명으로 산정하도록 함에 따라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 인력 확보가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상근 약사, 의무기록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을 두면 수가 인센티브가 적용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A요양병원 이사장은 “전문인력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간호사 임금을 월 40만~50만원 올려도 지원자가 없고, 약사 역시 월 100만원을 더 준다고 해도 인력을 구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간호등급 기준이 강화돼 현재는 수가를 가산받고 있지만 인력을 못구하니까 내년 4월부터는 감산 등급으로 떨어져 월 3500만원 이상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정은 지방의 S요양병원도 마찬가지다.
S요양병원은 새로운 의사, 간호인력 등급 기준이 적용되면 월 6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S요양병원 원장은 “현재 간호등급 기준으로 20% 가산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20%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휴 간호사가 많다고 하지만 사람을 구할 수 없다보니 지금은 경력 1년만 있어도 연봉이 3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간호사들도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걸 아니까 더 높은 급여를 요구하고 있어 연봉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가 외래환자 수를 의사, 간호사 인력기준에 추가 반영하자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와 있다.
요양병원들은 입원환자 중 급성기질환이나 치과 치료가 필요하면 다른 병원으로 보내 외래를 신청하는데 일당정액수가가 적용되다보니 요양병원에서 외래진료비를 청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S요양병원 원장은 “정부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요양병원이 외래환자를 이용해 돈벌이나 하는 것으로 판단해 말살정책을 펴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인력 구하기가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새로운 수가기준이 적용되면 질적 수준이 높은 요양병원들이 대거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수가 적용시점을 연기하던지, 수가 적용 세부기준을 완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