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가 의대 협력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 교수들을 파견해 임상실습교육을 하도록 했다 하더라도 대학에 사업소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고법 판결이 나왔다.
이는 임상 교수 파견을 비수익사업으로 판단한 것이지만 이와 유사한 형태인 을지병원과는 상반된 잣대여서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재판장 윤재윤)는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이 서울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업소세 5억9천여만원 부과처분 취소소송과 관련,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울산대는 지난 2002년 서울아산병원과 임상실습 용역계약을 맺고 의대 교수들을 파견해 진료와 함께 의대생, 전공의 교육을 해 오고 있다.
그러자 송파구는 울산대가 서울아산병원에 파견한 교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해 왔지만 사업소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며 과세했고, 울산대는 교수들을 파견하는 것을 수익사업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서울아산병원에 파견된 교수가 진료보다 연구, 의대생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의대생 임상실습교육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익사업이 주된 임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법원은 서울아산병원 파견 교수들에게 진료 댓가를 지급해 수익성 자체를 부정할 수 없지만 울산대가 임상실습을 할 부속병원이 없어 부득이하게 교수를 파견해 지도하게 한 점도 고려했다.
울산의대는 부속병원인 울산대병원이 있지만 법인격이 다른 서울아산병원(사회복지법인)에 본과생 교육을 위탁하고 있다.
을지의대 역시 부속병원인 을지대병원이 있지만 을지병원에 교수들을 파견, 임상실습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을지병원에 파견된 100여명의 교수들에 대해 전임교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행정처분을 내렸고,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교과부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을지병원 교수들이 주당 평균 12시간 이상 임상실습교육을 전담했지만 주된 업무가 외래진료이며, 부속병원에서 임상실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자 을지학원은 교과부를 상대로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울산의대와 을지의대 모두 서울아산병원과 을지병원에 각각 교수들을 파견한 형태지만 한쪽은 연구 및 교육 업적을 인정한 반면 다른 한쪽에 대해서는 진료를 주 업무로 판단했다. 그러나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