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낙태시술 의료기관으로 제보가 접수된 것에 대해 즉각 고발할 생각은 없다. 우리의 목적은 의료인 처벌이 아니라 불법 낙태근절이기 때문이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심상덕 운영위원(아이온산부인과 원장) 불법 낙태 의료기관에 대한 고발조치 계획에 이같이 말했다.
"제보 하루에 2~3건, 고발조치는 한달 후에"
불법 낙태 근절 운동은 최근 최근 산부인과 개원의들 사이에서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사안.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최근 불법낙태 제보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심 위원은 "지난 1일부터 낙태제보 접수를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됐는데 매일 2~3건씩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를 즉각 고발조치는 시작하지 않았으며 제보 접수된 의료기관들을 무차별적으로 고발할 생각도 없다"며 " 본래 취지가 불법 낙태를 근절하자는 것이었던 만큼 고발조치에도 기준을 세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대학병원, 국공립병원, 불법낙태 시술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의료기관 등이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생각하는 핵심 타깃.
그는 "작은 산부인과에서 한두건 실시하는 낙태보다 대학병원, 국공립병원 등 3차병원에서 실시하는 불법 낙태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맥락에서 낙태를 전문적으로 실시해 국민들에게 낙태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의료기관도 고발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또한 당장 고발조치할 계획은 없다. 특히 국공립병원 등 대형병원의 경우 병원 이미지에 미칠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그는 "실제로 3차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낙태시술에 대해 제보했지만 일단 내부 자정노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한달 정도 지켜보고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작용 보다 긍정적 요소가 훨씬 크다"
또한 낙태근절 운동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과도기에는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이 발생하겠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는 겉으로 드러내 해결하고 대안을 찾아야만 하는 문제"라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심 위원은 "낙태를 말려서 출산을 했다가 이를 가지로 원망을 듣거나 항의를 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몇년 전 이혼을 앞둔 여성이 뒤늦게 임신사실을 알고 낙태를 요구한 일이 있었다. 당시 산모를 수차례 설득, 낙태를 말렸고 그 산모는 임신 6개월이 지난 후까지도 나를 원망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러나 아이가 태어난 후 상황은 바뀌었다. 그 산모는 아이를 출산해 안정감을 되찾았고 그들 부부는 재결합을 하게 됐다"며 "앞서 낙태를 고민했던 그 산모는 1년이 지난 후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그가 경험한 이 같은 사례들이 그를 낙태근절 운동에 적극 나설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는 "이는 중,고등학생 미혼모와 장애아를 임신한 산모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출산은 직업의 선택권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는 선택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며 고귀한 것으로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으며 비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나 또한 20년간 낙태시술을 해온 의사였고 개인적으로는 낙태에 대해 여성들의 선택을 존중, 원한다면 이를 허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 생명을 지켜야하는 의사, 특히 산부인과 의사로서 환자가 나에게 묻는다면 당연히 낙태는 해선 안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