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경북 영양군 보건소가 무창, 대천, 상청, 당리, 용화, 송하, 수하, 화매 등 경북도 벽오지 8개 지역의 보건진료소와 원격으로 진료를 시작한 지 1년 째.
의료진과 환자들은 원격진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영양군보건소 원격진료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변광희 씨(간호 7급)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변씨는 원격진료 사업으로 가장 큰 변화는 "벽오지의 어르신들이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하루에 단 2번 버스가 오가는 벽오지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원격진료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특히 원격진료를 이용한 대상이 웹 환경에 적응되지 않은 60~70대에 몰려있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변화다.
영양군 보건소가 지난 해 영양군 지역에서 진행된 원격진료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사업 시행 초기였던 지난해 1월달만 해도 54건에 불과하던 진료건수가 점차 늘어 6월에는 209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11월까지 100건 이상을 유지해왔으며 12월달에는 265명에 달했다.
또한 한해동안 총 1770건의 진료가 진행됐으며 이중 보건소, 보건지소 등 보건기관이 1396곳으로 전체 진료의 79%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안동의료원은 254건, 영남대학교병원은 120건으로 그중에서도 내과진료는 32건에 불과했으며 피부과 진료가 88건을 차지했다.
변씨는 "초기에 어색해 했던 환자들도 1년쯤 흐르자 편리함 때문에 만성질환 이외 다른 질환으로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격오지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양군 보건소에서 주로 실시한 진료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3차의료기관인 영남대병원 내과, 피부과의 진료건수. 현재 보건기관에서 실시하지 않는 피부과 질환에 대한 진료건수는 높지만 보건기관에서 주로 진료하는 내과질환에 대한 진료건수는 현저히 낮았다는 점이다.
변씨는 "환자들은 3차병원의 진료에 있어 높은 수가에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며 "어차피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는 중차대한 진료가 아니므로 보건기관에서 진료받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격진료라고 해도 재진환자에 한하는 것인 만큼 3차병원을 택했을 때 일단 한번은 찾아가야 하는데, 여기서 불편이 발생한다"며 "지난 1년간 환자들의 행태를 지켜볼 때 환자들이 3차의료기관만 선호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