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회장 김태웅)가 비의료인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타당성 연구에 착수한다.
그동안 KDI 등 연구기관과 정부 일각에서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 허용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지만 병원계 내부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27일 전국 16개 시도회에서 300여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20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2010년도 예산을 8억3500만원으로 확정했다.
특히 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비의료인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행 의료법 개정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또한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하도록 엄격 규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웅 회장은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투자한 주주가 주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이 불가피하다”면서 “일부 회원들로부터 의료법 개정 필요이 제기되고 있어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의료서비스산업 규제 완화책으로 비의료인도 의료기관을 개설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도 꾸준히 이같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병원계 내부에서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어서 앞으로 이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협회를 법정단체로 격상하고, 국가공인 병원행정사와 병원경영진단사를 의료기관 정원을 포함하도록 의료법 개정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협회는 올해 중점 사업으로 △중소병원을 위한 좋은 병원 만들기 경영 컨설팅 시행 △협회에서 배출하는 병원행정사와 의료보험사 취업 지원 △장, 단기 연수과정 체계화 △병원경영진단사과정 확대 시행 등을 확정했다.
김 회장은 좋은 병원 만들기 경영지원 사업과 관련, “지난해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 좋은 성과를 얻었다”면서 “올해에도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병원을 선정, 협회 예산으로 경영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 처우개선과 자질향상을 위한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병원 경영난 타개에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현재 2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병원행정사 등을 직능회로 구축해 회원 3만원 시대를 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