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음성적 거래 관행이 고착화된 병원 인수합병(M&A) 문제를 공론화하는 장이 마련된다.
대외법률사무소가 법무법인으로 전환한 세승(대표변호사 김선욱, 현두륜)과 대한중소병원협의회(회장 권영욱)는 이달 1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병원 성장전략과 M&A’를 주제로 의료경영세미나를 개최한다.
정부는 현재 병원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기 위해 출자개방형병원 제도를 모색하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병원 성장과 가치 상승을 꾀하고, 음성화된 인수합병을 양성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병원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이와 관련 김선욱 대표변호사는 “현재 병원 폐업률이 8%에 달하고, 법인 형태를 막론하고 사실상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음성적인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병원 회계가 불투명하다보니 처분하지도, 인수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결국 파산으로 내몰리고, 도산할 때까지 기다렸다 헐값에 매입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인수합병에 브로커나 비전문가가 개입하고, 병원 평가 과정에서 비리가 적발돼 제값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변호사는 “인수합병이 활성화되면 이런 파국을 면할 수 있다”면서 “그러려면 이를 양성화하고 전문가가 개입해 가치 하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은 물적, 인적, 시설 규모 면에서 중소기업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어떻게 가치를 높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공론화가 미진한 상황”이라고 환기시켰다.
특히 그는 “인수합병은 단순히 병원을 사고 파는 차원이 아니라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어떻게 높이느냐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병원 확장이나 금융 거래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영리법인도 사실상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영리병원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인수합병이 양성화되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고, 음성적 거래로 인한 피해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정부, 병원 모두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책 세미나에서는 △병원 인수합병에 관한 제도 및 입법론적 정책 설명(곽명섭 보건복지가족부 의료정책과 서기관) △병원 경영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의료전달체계의 구축(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MSO 의료채권 등 병원 산업화 관련 정책(백산 기획재정부 사회정책과 사무관) △병원 인수합병 및 확장전략에 있어 쟁점 및 프로젝트매니징(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 △회계적 입장에서 병원 인수합병 및 확장의 쟁점(김형진 삼정KPMG 상무/공인회계사) △병원확장 등을 위한 자금조달에 있어 사업성 평가(김형수 한국신용평가 센터장) △병원 인수합병 및 확장과 관련한 법률실사의 쟁점(현두륜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 △병원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주요 View point(전채옥 국민은행 선임차장) 등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