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사간 산별중앙교섭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속을 걷고 있다.
2번에 거쳐 진행된 노조의 상견례 요청은 사용자측의 거부로 무산됐고 결국 노조와 사측은 각자의 의견을 고수한채 엇갈린 길을 걷고 있어 교섭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는 10일 오후 2시 여성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건의료노조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발표하고 투쟁계획 및 대사용자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이 시간과 장소는 사용자협의회에 두번째 상견례를 요청했던 것과 동일하다. 결국 사용자협의회가 중앙교섭을 거부하면서 기자간담회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획기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의료공급체계 전면 정비방안과 간호인력 확충과 간병서비스 제도화를 통한 보호자없는 병원 실현 등 올해 산별중앙교섭에 요구할 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올바른 의료기관 평가 인증제 도입을 위한 요구 ▲고용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보건의료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 요구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요구 등 세부안도 포함돼 있다.
사용자협의회는 또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이미 사용자측은 중앙교섭에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한 상태.
이미 지난해 노조가 산별중앙교섭을 포기하고 대각선교섭 및 현장교섭으로 방향을 바꾼 상태에서 다시 중앙교섭을 위해 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차라리 지난해 노조가 일방적으로 교섭을 결정한 현장교섭 및 대각선 교섭으로 산별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인 것.
한 특성대표는 "노조는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중앙교섭과 현장교섭을 병행하고 있다"며 "왜 사측만 이에 맞춰 움직여야 하나"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중앙교섭을 포기하고 현장교섭으로 전환한 것은 보건노조였다"며 "따라서 올해 교섭도 현장교섭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