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압박 수위를 날로 높이고 있지만,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처 유지를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라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결산일까지 자신에게 할당된 예산을 쓰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리베이트를 일삼는 회사도 있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국내사, 다국적사, 의료기기 영업사원(MR)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국내 중소 A사 영업사원은 15일 "최근 상사한테 거래처를 넘겨줄테니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거래처를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입사한지 채 2달도 안되서 이런 권유를 받아 회사를 계속 다녀야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월처방 300만원 이하로 계약한 개원은 회사에서 선지급이 안돼 우선 내 돈으로 먼저 지급 해야 한다"며 "회사에서 (뿌린 돈을) 돌려주기는 하지만, 처방 실적을 보고 달달이 지급하는 식이다. 실적이 나쁘면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결산일에 따라 리베이트 영업을 활발히 벌이는 회사도 있다.
다국적 B사 영업사원은 "3월 결산인 우리회사는 4월이 되기 전에 영업사원에게 할당된 예산을 모두 쓰는 것이 관행"이라며 "할당된 예산을 쓰지 않으면 회사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안 쓰면 바보"라고 말문을 열었다.
종합병원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나는 6개월에 2000만원을 할당받는데, 돈이 꽤 남았다"며 "최근 이 돈을 갖고 신규 거래처를 뚫거나,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의료기기 쪽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국적 C사 의료기기 영업사원은 "예전에는 의사 부인 생일 챙겨주기, 교회 동행, 세차해주기 등 사소한 이벤트로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해관계가 얽혀 아무리 친분이 있어도 (돈이) 나올꺼 같지 않으면 절대 제품을 써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영업사원은 "최근 정부가 제약사쪽에 리베이트 초첨을 맞추고 있지만, 의료기기 쪽은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다"며 "하반기 쯤이면 의료기기 쪽도 리베이트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