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외과와 흉부외과 전공의 기피현상이 점점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2009년 7월부터 수가를 각각 30%, 100% 가산했다. 그러나 수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지 않았고, 환자들의 빅5 집중현상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전공의 수급 불균형과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오히려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수가 인상 10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의료기관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편) 수가 인상효과 빅5 집중, 지방은 적자 허덕
(2편) 외과·흉부외과 수련환경 달라진 게 없다
(3편) 지방대병원 수가인상 상대적 박탈감 심화
(4편) 여전히 목마른 중소병원·동네의원 (5편) 정부가 나서야 진료 기피과가 산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들이 외과, 흉부외과 수가 인상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현희 의원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전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후 첫 번째 대정부질문에서 외과, 흉부외과 저수가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외과, 흉부외과 수가 인상을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전 의원이다.
전 의원은 “외과와 흉부외과 수가를 인상했지만 2010년도 전공의 확보 현황을 보면 외과의 경우 이 전 해보다 지원율이 하락하는 등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전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기피 전문과목별 전공의 확보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레지던트 확보율은 2008년도 88.7%, 2009년도 89.7%, 2010년도 87.4%다.
그러나 외과는 2008년도, 2009년도에 각각 64.1%, 64.9%의 확보율을 기록했지만 수가 인상 직후인 2010년도에는 53.3%로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흉부외과는 이 기간 43.6%, 27.3%, 47.4%로 등락폭이 커 2011년도 지원율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들은 수가 인상후 전공의 수당을 200만~400만원씩 인상했지만 지방 대학병원이나 중소병원들은 수가 인상 효과가 거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전공의나 전문의 인건비를 올려줄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 의원은 “수가 인상이 의료기관의 진료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인 연구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현희 의원은 복지부가 수가인상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 의원은 “복지부는 지난해 수가 인상에 따라 919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심평원의 2009년 7~10월치 심사결정 자료를 보면 213억원이어서 연간으로 추정하더라도 639억원에 불과하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전 의원은 “복지부는 수가 인상후 관리부분에서도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전공의 지원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가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련병원에 수입증가분 사용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실제 외과, 흉부외과 전공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가인상이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전 의원은 “병원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가인상분 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복지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전공의 인력 수급계획의 부재에 대해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 의원은 “복지부는 장기적인 의료인력 수급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전문의를 병원에서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현 수가인상분은 그나마 미흡한 수준인 만큼 현실적으로 추가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전 의원은 “외과, 흉부외과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등에 대해서도 수급부족 해결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라면서 “기금을 조성해 필수전문과목 지원을 강화하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은 전공의 수련제도도 외과를 필수적으로 거치게 하는 등 개편 연구를 할 때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