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 리베이트 쌍벌제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의료계는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반면 제약계는 표정관리에 신경쓰는 분위기다.
일선 개원의들은 "리베이트 쌍벌제법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존재하는 리베이트를 왜 의료 분야에서만 유독 법으로 제한한다는 게 말이되는냐"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에 통과된 쌍벌제법안에서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즉, 백마진은 예외조항으로 제외되면서 의료계는 극심한 박탈감으로 분노가 더욱 극으로 치닫았다.
28일 쌍벌제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사협회는 즉시 긴급담화문을 통해 "이렇게 당할수는 없다. 분연히 궐기하자"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의협 경만호 회장은 "쌍벌제 법안은 의료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했다"며 "이제 우리는 의권을 보장해 달라고 외칠때가 아니라 우리의 뭉개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외쳐야할 때이며 그 선봉에 경만호가 서겠다"고 궐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경기도 A이비인후과 개원의는 "동료 의사들 모두 화가나서 일이 안될 정도"라며 "최근 쌍벌제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매일 분노를 삭혔더니 스트레스 증후근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병원협회 또한 쌍벌제법안 국회통과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병협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16명 위원에게 쌍벌제법안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병협 성익제 사무총장은 28일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추진했다"며 "정부는 당초 의도했던 약제비 절감을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투명거래를 실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도입된다고 해도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당장 의사들의 오리지널 처방 증가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이는 국내 제약사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제약사는 표정관리 중이다. 특히 다국적제약사들은 쌍벌제 법안에 대해 "관심없다"로 일관하고 있다.
다국적 A사 관계사는 "본사 차원에서 마케팅규정이 워낙 엄격해 애초부터 리베이트 영업은 없었으며 쌍벌제는 큰 관심사항이 아니다"고 전했다.
국내제약사들은 "진작에 시행됐어야 했다"게 전반적인 분위기이지만 일부 제네릭을 제네릭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의사들의 오리지널 처방 전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당장 제약사 영업사원 의료기관 방문금지, 오리지널 처방 변경 등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일각에선 신종 리베이트가 출몰할 것이라는 예측도 흘러나오고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