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경쟁규약과 쌍벌제 영향으로 제약사들이 학회 지원에 몸을 사리면서 소규모 학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후원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물론, 경품행사 등 이벤트가 크게 줄면서 예년과 같은 학회 분위기가 나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하지만 일부 대형 학회의 경우 아직까지는 선방하고 있어 대조된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대한심장학회. 공정경쟁규약 시행 후 처음 맞는 대형 학회라는 점에서 시선이 집중됐지만 학회는 성황이었다.
전시 부스만 90여개에 달했으며 런천심포지엄은 물론, 경품이벤트도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순환기 관련 학회들의 통합학술대회였던 것을 감안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심장학회 관계자는 "후원규모는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규약이 나오기 전 후원계약이 맺어졌기 때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도 사정은 비슷했다. 후원에 참여한 업체만 33개에 달했으며 부스도 60개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
또한 학회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런천심포지엄도 여전했으며 각종 이벤트에 경품도 풍성했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사실 이번 학회까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다만 추계학술대회가 다소 걱정이기는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또 10월에 해외학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에 대한 후원이 여의치 않아 걱정"이라며 "다른 학회들도 춘계학회 보다는 추계학회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개최된 대한안과학회도 마찬가지. 참여업체만 40곳이 넘었고 전시 부스가 70개에 달했다. 지난해 68개의 전시부스가 차려졌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부분이다.
안과학회 관계자는 "외형으로 보자면 큰 타격을 없지만 부스비용이나 후원금 부분에서는 차이가 꽤 있다"며 "전체적인 비용은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귀뜸했다.
하지만 중소학회들은 춘계학술대회부터 휘청대는 모습이다. 전시부스가 줄어든 것은 물론, 런천심포지엄 자체도 없어지고 이벤트가 사라지는 경향이 뚜렸하다.
최근 태릉선수촌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스포츠의학회. 이 학회에는 전시부스가 6개에 불과했다. 점심 또한 학회 등록비를 통해 간신히 감당했다.
지난달 말 광주에서 학술대회를 연 소아과학회도 마찬가지. 후원 업체는 20곳 정도 채웠지만 후원금액이 크게 줄면서 학회의 예비비를 털어서 개최해야 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개원가에서도 역력하다. 개원의 학회 중 메인 학회에 속하는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 학회도 지난해에는 60개에 달하는 부스를 유치했었지만 올해는 30개를 갓 넘었다. 단순히 수치로만 따지자면 40%이상 감소한 것이다.
한 학회 관계자는 "그나마 심장, 당뇨병, 고혈압 등 일부 대형학회들이야 아직까지 살만하지만 연구학회나 소규모 학회들은 심각한 상황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학술활동에 큰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