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법안 통과 여파로 개원의들의 약 처방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의사 특성상 한번 사용하기 시작한 처방약은 웬만해선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움직임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처방변경 공감대 형성…확산중
18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특정 제약사가 출시한 의약품에 대한 대체약 정보가 의사들이 주로 찾는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으며 이 같은 정보는 개원의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의사회원들은 최근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의료계 5적'에 대해 거론, 회원 상당수가 약 처방에 이를 적용하자는 데 암묵적인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김제형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는 없지만 회원 여론이 특정 제약사의 약처방을 바꾸자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S의원 개원의는 "개인적으로 컴퓨터에서 A제약사와 B제약사의 약 처방코드를 아예 삭제했다"며 "이미 국내에 없는 제약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기존의 약 처방패턴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그대로 뒀지만 신규 약 처방시 '의료계 5적'으로 꼽히는 제약사의 약은 배제할 생각"이라며 "최근에는 그중에서도 타깃이 한 제약사로 쏠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약 처방을 당장 바꿀 수는 없는 문제로 당장 변화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신약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점차 특정 제약사의 처방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상위제약사 원외처방액 감소 현상
개원가의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국내 상위 국내 제약사 매출액 현황 자료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유한양행의 지난 4월 원외처방액은 235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4.1%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또한 각각 -1.6%(369억원), -0.1%(356억원)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4월달은 시기적으로 매출이 저조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마이너스 성장은 드문 일로 리베이트 쌍벌제에 따름 후폭풍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각 단체들, 공식적인 언급은 '조심조심'
반면 이 같은 움직임에 각 단체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를 공식화할 경우 공정거래위반 등 법적으로 위반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홍성수 회장은 "회원들 사이에서 특정제약사의 약처방을 중단하자는 등의 여론이 있지만 의사회 차원에서 이를 발표하거나 결의하는 것은 다소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 또한 "회원들 사이에서 영업사원 출입금지 등 특정 제약사와 관련,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약처방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