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경쟁규약과 리베이트 쌍벌제 영향 등으로 학술대회 후원금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의학회들이 이를 메꾸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상당수 학회들은 학술대회 등록비와 학회 입회비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행여 이로 인해 학회 참여률이 떨어질까 걱정하며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A학회는 오는 추계학술대회부터 학술대회 등록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 춘계학술대회까지는 이미 계약된 후원으로 버텼지만 추계학회부터는 이마저도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 학회 이사장은 18일 "사실 학회원들의 편의를 위해서 원가에도 못미치는 등록비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까지는 후원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힘들다는 것이 임원진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최소한 학회 개최비의 50~60%는 등록비로 채워져야 하는데 과연 회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가 걱정"이라며 "방침이 확정되면 설득을 해나가야 하겠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B학회도 비슷한 고민에 쌓여있다. 이 학회는 특히 학회 입회비도 제대로 걷어지지 않은 것이 걱정.
이에 따라 학회 입회비를 내지 않으면 학술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학회 참석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이 학회 이사는 "사실 매년 학회 신규회원이 늘고 있는 만큼 입회비만 제대로 걷어져도 학술대회 등 행사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에 따라 입회비를 내지 않으면 학회원 자격을 주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행여 학술대회 참석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학회의 행사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선 후원을 이끌어보고 안되면 차선책으로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다수 학회들의 학술대회 등록비는 3만원에서 8만원선. 대부분 호텔의 점심 도시락이 3만~6만원선 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식사값도 충당되지 않은 비용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학회들은 런천 심포지엄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해왔지만 최근 공정경쟁규약과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제약사들이 후원에 몸을 사리면서 학회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행사장소를 변경하거나 식사메뉴를 바꾸고자 해도 참석인원이 1천명이 넘는 학회의 경우 호텔외에는 마땅한 장소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학회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
따라서 최소한 식사값 정도는 나올 수 있는 등록비를 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학회 이사장은 "기념품이나 대관료 등은 후원으로 채운다해도 최소한 밥값 정도는 회원들이 각자 부담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사실 지금의 등록비는 초록집 비용이나 갓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동안의 관행이 있어 회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걱정이 된다"며 "성형외과 등 일부 임상과목들은 워낙 인기가 좋으니 등록비를 올려도 기꺼이 참여하겠지만 우리 학회 등 일부 학회들은 썰렁한 행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