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교수는 17일 저녁 서울시의사회에서 나현 회장 등 상임 진을 대상으로 '한국 보건의료의 이해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의약분업에 대해 아직도 잘했다 잘못했다 논란이 있지만 그 때 당시의 상황이 있다. 꼭 잘못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그래도 10년이 지났으니 평가는 해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의원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건강보험 수가제도 개선방향, 의사단체의 대국민 신뢰회복 방안에 대해서도 개인적 의견을 피력했다.
먼저 의원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의원이 양질의 포괄적 진료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집단개원, 주치의제도, 만성질환 관리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의원 단위의 지역별 QA활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독일의 경우와 같이 의원과 병원이 외래와 입원을 교환하는 협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럴 경우 의원은 입원환자를 포기하는 대신 외래환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과잉투자 억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수가제도와 관련해서는 의원과 병원, 종합병원의 수가집을 완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 교수는 "현재는 '단일수가+종별가산제'를 유형별로 계약하는 방식이다. 이를 유형별 '진료항목, 수가'가 완전 설정되는 수가체계로 바꿔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내과계, 외과계, 기타계 의원의 수가를 분리 설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도 수가체계를 완전 분리하면 더욱 유연해질 것이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의사단체들에 대해 "의사들은 좀 더 정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국민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수가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고 리베이트 쌍벌제에 국회의원들이 모두 찬성한 것과 같이 대국민 이미지가 나쁘면 제도 활동에 문제가 생긴다"며 국민건강 수호자로서 이미지를 다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계와 갈등적이었던 단체와 관계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을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전반적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의료보험의 문제점, 개원의들에 대한 조언 위주의 강연이었다.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운지 말을 아꼈다. 내용은 썩 괜찮았다"며 "다만 관련 데이터가 최신이 아닌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번 초청강연에 대해 비판하지만 의료계를 끌고가는 집행부 입장에서 봐야 한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경원시해서는 안된다.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강연은 당초 지난 10일 열린 '제8회 서울특별시의사의 날' 기념식에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일부 회원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친 집행부가 기념식 강연 계획을 취소하고 상임진만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하기로 계획을 잡아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