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제약사 불매운동, 오리지널로의 처방 변경 등 의료계가 쌍벌제 도입과 관련해 취했던 조치들이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제약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쌍벌제 도입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미약품은 2분기에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미약품이 13일 공개한 올해 2/4분기 매출실적은 초라했다.
분기별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영업이익은 갑절 가까이 떨어졌다. 이 회사의 분기 매출액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수년만에 처음이다.
쌍벌제 도입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로부터 '5적'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 의원 시장 매출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한 개원의는 "쌍벌제 도입에 개입했다는 제약사가 7~8곳 되는데, 유독 한미가 집중타를 맞는 것은 배신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쌍벌제 도입에 연루됐다는 자체가 의사들의 원성을 산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2분기 실적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3분기부터 실적 회복에 들어간다는 일부 증권사의 예측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 의문"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마녀사냥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사가 약 효능을 보고 처방을 해야지, 굳이 잘 듣는 약이 있는데, 감정적으로 처방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한미가 (쌍벌제 도입에) 개입했다는 증거도 없는 것 같은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쌍벌제 도입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의 오해로 의원 시장 매출이 부진했다"며 "하반기에는 의료계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도전을 계속해 재도약을 일궈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