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종합병원을 출입하는 영업사원 A씨. 외래에서 담당 교수를 기다리고 있는데 인근의 환자들이 쑥덕거린다. 자세히 들어보니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저 영업사원, 리베이트 주러 왔다'라고.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이렇게 나빠졌나 한숨만 나왔다.
#2. 개원가를 담당하는 영업사원 B씨. 잘 생긴 외모에 소개팅 자리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하지만 소개팅 자리에서 제약사 영업사원이라고 직업을 소개하자 "접대하려면 술 많이 드시겠네요"라는 첫 질문에 할 말을 잃었다.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잇단 리베이트 관련 보도로 제약업종 자체가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는 것이 영업 현장에서 뛰고 있는 영업사원들의 하소연이다.
국내 중소 A사 영업사원은 "제약산업하면 리베이트 주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국민들의 머리 속에 각인된 것 같다"며 "제약업계의 순기능을 외면한 채 부정적인 인식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속상해 했다.
그는 이어 "하물며 어느 날은 종합병원 외래에서 교수를 찾아뵐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인근의 환자들이 '저 영업사원 리베이트 주러 왔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니 한숨만 절로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종합병원에 출입하는 다국적 B사 영업사원도 "한 담당 교수가 농담조로 정장 입고 병원에 들어오면 영업사원인지 다 알기 때문에 점심을 같이 먹고 싶으면 편한 복장으로 위장해서 입고 오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어떤 이는 제약사 영업사원과는 교제조차 하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한다.
국내 중소 C사 영업사원은 "소개팅 자리에 나갔는데, 제약사 영업사원이라고 하니까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느꼈다"며 "실적에 따라 같은 나이대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직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상태"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 영업사원이 아무 이유없이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