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구분된 종별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진지 오래이다. 의원과 병원 외래 수는 감소하고 있고 대형병원은 경증환자까지 몰리면서 외래와 입원 과부하에 걸린 상태이다. 복지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운영 중인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의 논의방향이 구체화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기능 재정립을 위한 현 진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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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료기관 재정립 왜 필요한가
<2>의료전달체계 현 추진방향 <3>복지부와 의료단체의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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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기능 재정립은 엄밀히 말해 새로운 정책이라기 보다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기관 역할을 제자리로 돌리는 반성적 의미의 정책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전달체계 왜곡현상을 단시간내 바로잡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복지부도 이번달까지 초안을 마련해 운영 중인 TF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쳐 10월부터 단기과제와 중장기과제를 나누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기관의 협조와 더불어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정책연구소 박윤형 소장은 “세계 어느 곳도 의원과 병원, 대학병원이 외래환자를 두고 경쟁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여기에는 입원 수입만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다. 입원료를 조정하지 않고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현재 세부방안에 함구하고 있는 상태이나 의료단체와의 쟁점사항을 살펴보면 의료기관 재정립에 따른 향후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의료기관간 의뢰 및 회송체계 개선
의료기관간 의뢰 및 회송체계 개선이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의원과 병원에서 무상으로 발급되는 진료의뢰서는 상급종합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의 이용행태를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그림 참조>
따라서 진료의뢰서 발급기준을 강화함과 동시에 일정비용의 환자에게 부담시켜 경증질환으로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패턴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희대 의료경영전공 김양균 교수는 “진료의뢰서 비용을 수가에 포함하면 하나마나한 정책이 될 수 있다”면서 “복지부 입장에서는 국민적 부담과 의원 및 대형병원 입장 등 불편익적 요소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치의제 도입
만성질환 중심의 단골의사제로 알려진 의원급 활성화 방안은 의료단체와 논의를 거치면서 질환영역을 점차 확대하는 분위기이다.
복지부는 환자의 의료이용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줄 있는 1차 의료의 ‘Gate Keeper’(문지기) 기능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수가체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도 남아있다.
일례로, 단골의사제의 경우 프랑스의 선호의사제와 같은 행위별수가제에 추가보상을 지불하는 방식을 놓고 지불범위에 대한 다양한 모형을 검토중인 상태이다. <아래 도표 참조>
의사협회 송우철 총무이사는 “단골의사제가 논의를 거치면서 의사와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며 “만성질환에서 생활습관병 의사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외래감소 보상책
상급종합병원를 고도중증질환 중심의 진료와 연구로 특화시킨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증외래 환자 감소에 따른 보상책이 불가피하다.
복지부는 연구중심병원에 대해 병역특례와 건보 지원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정병원이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44개에 이르는 상급종합병원의 불만을 감당하긴 벅찬게 현실이다.
병원협회 내부회의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을 60%에서 70%로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방안이 전제되지 않은다면 의료전달체계 개선방향에 대한 협조가 어렵다는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급 의료질 유지
이외에도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부분은 1차 의료의 개념과 의원급의 의료질 유지 방안 등이다.
선진국에서 1차 의료는 일반의(GP)를 의미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전문의가 전제 의사의 78%를 달하고 있어 ‘의원=1차 의료’라는 현 개념을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후 의원급으로 집중될 다양한 형태의 외래 환자를 위한 의료질 유지 및 관리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복지부는 의료단체에서 별도의 전문질환별 보수교육 실시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인 상태이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노홍인 과장은 “10여년 넘게 지속된 의료전달체계를 단기간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면서 “의원은 외래, 병원은 입원 중심으로 간다는 원칙아래 의료단체와 면밀히 논의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