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병원 응급실에서 당직 근무를 맡은 김모 공보의(일반의)는 주 70시간 근무에 지쳤다. 그를 더욱 힘들 게 하는 것은 10분 거리에 응급의료지정기관 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신이 이곳에 배치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다.
4일 열린 복지부 국감에서 이애주 의원(한나라당)이 공중보건의사의 민간병원 배치에 대해 지적하면서 현재 민간병원에 배치된 공보의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대한공보의협의회에 접수된 민간병원 공보의들의 제보에 따르면 의료취약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보의가 배치되는 것은 물론이고 무리한 근무를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 김씨는 “의료취약지 병원으로 분류된 민간병원이지만 인근에 응급의료지정기관이 몇 개나 있으면 공보의가 배치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현재 법정근로시간이 40시간임을 감안할 때 위 사례에서 공개된 주 70시간은 무리하다”고 제보했다.
또한 평일 당직 근무를 하고 있는 공보의 이모 씨는 시립 노인요양병원 소속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고 털어놨다. 의료취약지에 배치돼야 할 공보의가 민간의료기관에서 당직 근무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공휴일에도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꼬박 근무를 하고, 추석연휴 역시 연휴 3일 내내 병원에서 근무하는 등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벅차다고 전했다.
그는 "싼 값에 당직 의사를 구하기 위해 공보의를 받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보의협의회 관계자는 “상당수 공보의들이 어차피 몇 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잘못돼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의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기회에 공보의 배치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보의 배치 문제가 다뤄지면서 회원들의 속속 회원들의 다양한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