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처방조제 지원시스템(DUR)의 전국 확대를 3주 앞둔 시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개최하고 있는 DUR 설명회에 의료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평원은 DUR 시스템 도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전국의 병원, 대학 등 33개소에 장소를 마련하고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한 상황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총 6천여곳의 병·의원(3300여곳)과 약국(2700여곳)이 DUR 설명회에 참가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국 의료계 종사자 수에 비춰보면 신청 인원은 매우 적은 편이다.
설명회 첫날인 8일 서울성모병원에서는 120여명의 참가 신청자 중 70명 정도만이 참석해 썰렁한 풍경을 연출했다. 의원에서 설명회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특별시의사회 나현 회장은 9일 "대다수 개원의는 DUR에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누가 DUR 설명회에 기꺼이 참여하겠냐"고 설명회 참여 인원이 저조한 이유를 밝혔다.
의사들에게 아무런 혜택도 없는 데다 처방에 시간이 더 걸리기까지 하는데 굳이 설명회까지 참석하며 DUR에 호의적으로 반응할 의사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DUR 시범사업을 했던 제주도의사회 원대은 회장도 "개원의들이 DUR 설명회에 시큰둥한 반응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시범사업을 하며 DUR 프로그램을 접해본 의원들은 설명회에서 별로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데다 처방 때마다 시간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의사들의 반응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충남시의사회 송후빈 회장은 "설명회 시간은 저녁 7시부터 8시반까지이고 장소도 각 시도에 많아야 세 곳 정도로 한정돼 있어 의원 문을 닫고 가기에는 의원들에게 부담된다"면서 "강제력도 없어 개원의들이 DUR 사업 자체에 무관심하다"고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