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 특별기획]'China Dream'을 쫓는 한국 의사들 [3]
최근 세계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성형외과를 앞세운 한국의료도 덩달아 주가를 높이고 있다. 방대한 중국 의료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지만 정책적인 지원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중국진출에 성공한 의사들은 중국시장 진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금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위험성과 주의할 점, 진출 노하우 등을 분석하고 향후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있는 중국을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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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의료시장의 ‘금맥’, 中國을 가다
② 中國 의료시장 진출의 허와 실
③ 의료시장 개방과 중국의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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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의료부문에 있어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한다면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은 현 상태로 중국의료의 세계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앞으로 다가올 의료시장 개방에서 중국은 우리나라를 앞지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서협진을 앞세운 중국의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기준 중국의 의사 수는 110만명으로 의료기관 수는 11,000개소에 이르며 중의와 중의 병원은 각각 34만명과 2,700개소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서의결합 형태의 의료비중은 전체의 33%에 이르며 이러한 현황은 중국인들이 서의사를 선호하는 행태와 일차적으로 관련이 있으나, 국가 차원에서 중서의결합과 중의학의 세계화를 정책기조로 삼고 발전시키면서 점차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중ㆍ서 협진을 앞세워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은 중국의 중ㆍ서협진이 조만간 외국의 의료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미성형외과 조을제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방의료 시장이 중국에 개방될시 밀려들어올 중의학에 비해 경쟁력이 미약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중국이 현대의학에 대한 경쟁력까지 빠르게 성장시키게 된다면 중서협진으로 무장한 중국은 한국의 의료시장을 쉽게 넘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하듯 중국의 '각 질병별 효과가 가장 좋은 의료 형태 설문조사'(2002. 박송림)에 따르면 중국 의사들이 생각하는 예방 및 건강증진에 효과적인 의료는 서의로서 중의학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29.8%로 서양의학이라고 대답한 비율인 23.4%보다 높았다.
노인질환에 가장 효과적인 의료에 대해서는 중서의결합 의료가 52.5%로 가장 높았으며 중의학이 35.6%, 서양의학은 9.9%에 그쳤다. 그러나 급성질환에 있어서는 각각 7.9%와 61.4%로서 서양의학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중국이 의료시장 개방 협상에 있어 자국 시장 잠식에 대한 부담보다는 외국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중의학의 과학적인 발전을 위해 중국중의연구원을 통한 현대 의과학적 접근방법과의 접목을 모색하고 있으며 중의학의 현대화·과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제도와 전문인력의 양성으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중의 인력과 중서의결합이라는 제도적 우월성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대의학 발전속도 한국보다 빨라
중국의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07년까지 상해에 여의도의 7배 면적에 달하는 의료특구를 개설, 해외 초일류병원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는 상해시 정부에 의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엠디엔더슨과 하버드의대를 비롯한 해외 유수병원들이 중국의 시장성을 보고 사업성을 타진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아이캉의 최창익 대표는 "중국은 해외병원들이 사업성을 타진했을 때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하버드 의대를 비롯한 몇몇 병원들이 중국내 국립병원과 손잡고 의료특구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해에 개원한 염낙천 원장은 "중국내 한개 도시의 의료특구가 우리나라의 경제특구보다 인기인 이유는 중국 행정부의 '한다면 한다'는 추진력 때문"이라며 "중국의 정책이 안정적으로 실시될 것이라는 믿음을 외국병원들에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의과대학은 현재 혼자만의 힘으로 의대교육과정의 개혁을 진행할 역량이 부족하다"며 "중국은 향후 의료특구에 진출한 외국병원들의 의료기술과 역량을 빌려 현대의학의 기술수준을 급속도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 행정부는 자국 의사들에게 의료기술을 전수해주는 선진국 의사들에 대해서는 내국인 병원으로 허가를 내줄 만큼 매우 관대한 편이지만 허가만 내주는 것이 아니라 수련병원으로 지정, 선진의료기술 습득에 철저히 이해타산적인 면도 보이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염낙천 성형외과로 상해시 3대 상권 중심지에 한국인 명의지만 내국인 병원으로 인허가를 받았으며 수련병원으로 지정돼 중국인 수련의사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왜 필패인가
2002년 10월 WHO 도하개발아젠다 국가간 협상에서 중국이 한국에 제출한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의 양허요청안에 따르면 중국은 한방과 치과를 포함한 전 분야에서 개방을 요구했다.
한국 의사와 합작병원 및 클리닉 설립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으며 아울러 한국에 대해 원격진료(mode1)와 환자간 이동(mode2)은 완전 개방을, 의료인 교류에 있어 의사, 치과의사는 2년간 개업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구는 현재 중국이 외국의 기업이나 다른 국가에서 자회사나 지사를 설립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mode3' 서비스 교류를 허용하면서 협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상황이다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중국의료의 진출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우리나라보다 1년 앞선 2007년 의료특구를 개설한다.
이어 의료특구에 진출한 외국병원들에게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 받은 후 이미 경쟁력을 갖춘 중의와 함께 서의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공공의료 확충에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에 mode4 단계의 전면 시장개방을 요구하게 된다.
염낙천 원장은 중국의 의료제도에 대해 "규제가 많지만 정비가 잘돼있는 편으로 매우 합리적"이라며 "영리법인에 대해서도 세금만 잘 낸다면 걱정할 것이 없고 수가도 자율적으로 받으면 되므로 영리법인을 통한 의료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료가 외국병원과 합자한 상태로 기술이전을 받아 한국에 진출한다면 '현대의료에 대해서는 중국보다 한국이 낫다'는 환자들의 선입견은 금새 바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의료가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의협의 前공보이사 주수호 원장은 "의료시장이 개방될 경우 비보험으로 진료하게 될 외국병원과 비교해 한국의 건강보험 강제지정은 오히려 우리나라 병원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의료시장 개방이 이루어지기 전에 의료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영리법인 허용을 둘러싼 정부와 시민단체, 의료단체간의 소모적인 논쟁도 진행중일 따름이다.
논쟁과 합리적인 결정도 좋지만 경쟁상대는 이미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