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안포 발포로 연평도 보건지소가 파괴됐으나 공보의 등 의료진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도 보건지소장 이상협 공보의(경희의대 05년졸, 비뇨기과전문의)는 24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통화에서 “어제 폭격으로 보건지소 건물 절반이 날아간 상태지만 공보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연평도는 23일 오후 2시 30분경 북한의 해안포 폭격으로 군사시설 뿐 아니라 일반인 주택과 보건지소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주민과 의료진 모두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보건지소에는 공보의 4명(의과 2명, 치과 1명, 한방 1명)과 간호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 폭격 당시에는 공보의 2명이 휴가 중이었다.
이상협 공보의는 “폭격이 시작된 후 급히 방공호로 대피하자마다 보건지소 옆으로 폭탄이 떨어졌다”면서 “가슴이 철렁했다. 건물 절반 이상이 파괴되고 유리창이 깨지고 의약품 모두가 쏟아졌다”면서 어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공보의는 이어 “새벽 2시경 병원선이 도착해 의료진 모두가 이동해 병원선에서 밤을 새웠다”며 “아침에 휴대전화가 연결돼 확인해보니 가족과 지인의 전화가 150통이 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주민들의 큰 피해는 없으나 폭격에 따른 고막 이상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행히 아침에 길병원 응급의료팀이 도착해 주민들을 진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공보의는 “보건지소가 파괴돼 진료와 숙식이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많은 주민이 불안감으로 육지로 떠났지만 공무원 신분인 만큼 섬에 남아 보건소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지소 의료진은 현재 병원선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옹진군보건소에서 연평도내 임시진료소를 설치하는대로 주민진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령도 인근에 위치한 북한군 해안포 기지도 포진지를 개방하는 등 발사 태세를 갖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령병원 공중보건의사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공중보건의사협의회 박광선 회장은 “연평보건지소에 배치된 인력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인근에 있는 백령도에 위치한 백령병원은 공보의들의 수가 많기 때문에 더욱 걱정스럽다”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평도, 백령도 이외에도 전체 공중보건의사들은 국가 비상상황에 따른 업무복귀 긴급명령을 받고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