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로봇수술기기인 <다빈치>를 도입한 이후 장비가 과잉 공급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일부 대학병원은 다빈치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A대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26일 “다빈치 장비값만해도 30억원이 넘는데다 매년 소모품 비용으로 5억원 이상 나간다”면서 “도입 초기에는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했는데 경쟁적으로 장비를 도입한 결과 수술비가 많이 내려가 근근이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병원 입장에서는 로봇수술 시장을 선점하면서 수익성을 기대했는데 이제 별로 돈이 안되니까 의사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우리 병원이 이 정도라면 적자에 허덕이는 병원도 상당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대학병원 교수도 다빈치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사실 다빈치를 포함한 고가장비가 너무 많이 도입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억지춘양으로 수입한 결과 과당경쟁으로 인한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5년전 세브란스병원이 다빈치를 도입한 이래 벌써 30대가 넘어섰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과잉공급되고 있어 벌써 몇몇 병원은 장비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일부 수술의 경우 수술비가 1천만원이 넘지만 적응증이 적절하다는 논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장비 매각설이 돌고 있는 해당 대학병원들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C대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다빈치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고, 와전된 것 같다”면서 “국내에서는 조기에 장비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젠 안정화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로봇수술 경쟁이 가열되다보니 경쟁관계에 있는 병원들이 이런 악소문을 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방 대학병원들은 아무래도 환자가 적다보니 수술비를 인하하는 경향이 있고, 서울의 일부 병원들도 수술할 환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