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압박 안할테니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 지금같은 시기에는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국내 모 제약사 영업본부장이 매일 아침 영업사원들에게 전하는 단골 멘트다.
지난달 28일부터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자 모두가 처벌받는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제약업계가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
영업활동은 펼치돼 튀는 행동은 하지 말고,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이 시기가 조용히 지나기기만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내 중소 A제약사 관계자는 30일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영업사원들에게) 튀는 행동은 하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회사도 실적 압박은 가급적 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내 상위 B제약사 임원도 "쌍벌제는 이미 수개월 전에 예상된 일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회사 지시와 다른 돌출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반복 교육한다. 지금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선방했다고 본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업계는 이와 더불어 시범 케이스는 절대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쌍벌제 하에서 리베이트로 적발될 경우 부도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의 꼬리표가 평생을 따라다닐 것이며, 이는 기업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 리베이트 감시 공조 체계로 이중삼중 처벌이 기다리고 있어 실질적으로도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국내 중소 C사 관계자는 "업계에 걸리면 끝장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리베이트 적발시 의사도 처벌받기 때문에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역사의 꼬리표는 평생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정상 영업은 하고 있지만, 한마디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업계가 최고로 민감한 시기에 와 있다"고 전했다.